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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88에 대한 반응들이 불편할때 by 메피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다보면 그 작품에 대한 불편함 보다는 작품에 대한 반응이 불편한 경우가 있다. 이런게 정말로 노골적으로 들어난것이 전작 응답하라 1994에서의 쓰레기 칠봉에 대한 일부 팬들에 대립이었는데, 지나고 나서 말이지만 나름 적절하게 끝난 작품가지고 자기 뜻대로 진행안되었다고 연출이 문제였니 누구하나를 캐붕시켰니 하면서 부정적 평가하는것 보고 상당히 기분이 안좋았던 기억이 난다. 때문에 응사때도 글을 썼었던 기억도 나고.

 문제는 그런 조짐이 이번 응답하라 1988에서도 보인다는 점이다. 그것도 똑같은 패턴을 가지고 있다. 응팔을 지금까지 제대로 봤다면 남주와 여주는 이미 확정이고 그 결말도 거의 확정적이라는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서브 캐럭터가 가지는 지나칠 정도의 매력이 그 전개를 뒤집었으면 하는 바램으로 확산되고 있는것이다. 그냥 단순히 그런 전개를 원하는것이야 별로 문제될것도 없는것이 사실이지만 그걸거지고 연출이나 제작진보고 뭐라하는건 웃긴 일이다.
 또 꼭 서브캐릭의 문제뿐만이 아니라도 자기가 보고 싶은 장면들이 안나오니까 스토리 진행가지고 뭐라하는 경우가 있던데 이건 더욱 가관이다. 전작에 경우 제대로 설명되지 못한 감정선으로 욕한 경우도 많았으면서 정작 그 과정에 공을 들이니까 뜸을 드린다고 불평불만을 하는 상황인데 과연 그렇게 욕을 먹을만큼 뜸을 들였나하면 그렇지도 않다.

 응팔에 간략한 전개를 살펴보면 대략 3화 정도에 남주가 여주에 대한 감정에 차이를 어렴풋이 느꼈고 그 이후 몇편동안 여주의 이성에 대한 관심 자각과 착각으로인한 실연을 겪었다. 그러는사이 남주는 여주에게 조심스럽게 접근했고 이른바 사랑을 알게되는 시기를 몇편에 걸쳐 보여주었다.
 이후 서브남에 등장과 그에 대한 서사로 한두편, 그로인한 남주에 갈등이 두세편, 이로인한 남주와 여주의 마음의 엇갈림이 한편 나왔는데 보면 알겠지만 청춘물의 왕도를 걷는 스토리로서, 수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각자 나름의 이야기를 펼쳐나가는 드라마치고 상당히 밀도있는 전개를 잘 보여주고 있는것이다.

 그럼에도 현재 나오고 있는 불만이 뭐냐면 남주에 방황의 시기가 길다는 것이다. 뒤에 둘이가 잘 되어서 깨볶는 장면 같은것도 보고싶으니까 청춘물에 핵심과정인 엇갈림이나 갈등을 줄이자는 이야기나 다를바 없는데, 이게 과연 정말로 좋은 작품을 원하는 팬들의 반응인가 싶을때가 한두번이 아니다.
 전개상 전작 응사때처럼 사귀었다가 헤어지는 경우가 아닐것 같기 때문에 남주와 여주가 설령 최종편에서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그 나름으로 좋은 연출이 아닌가. 실상 그렇게 오래끌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그런식의 전개도 나쁘지 않음에도 무조건적으로 매도하고 연출이 나쁘다니 제작진이 낚고 있다니 이런소리 하면서 작품 전체를 벌써부터 깎아내린다. 자기들만 작품 보고있는것도 아닌데도 말이다.

 결국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작품 전체에 대한 애정을 앞서는 상황에서 일어난 일이 아닌가 싶은데 앞에서도 말했든 전작에도 이런일이 일어나서 영 보기 안좋았다. '이러이러해서 아쉽다' 정도면 납득이야 하겠는데 '작가가 능력이 없다'니 '벌려놓고 처리못한다'니 어쩌니 하는것을 마치 기정사실처럼 적어놓으면서 글을 진행해나가는 상황까지 보게되니까 지금까지에 전개를 좋게보고 감정선을 잘 처리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차별받는듯한 느낌마져도 들게한다.

 사람마다 자기가 좋아하는 전개로 진행되기를 바라고 또 자기가 좋아하는 캐릭터가 좋은 모습을 모이기를 바라는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그 원하는 전개방식은 사람마다 다 다르다. 그렇기에 날선 반응들은 지금 이런 글 처럼 또 다른 날 선 반응을 만들게 된다는것을 몇몇 사람들이 인식해줬으면 좋겠다.

덧글

  • ㅇㅇ 2015/12/21 01:39 # 삭제

    좋은 글 잘 읽고 갑니다 공감가는 글이네요
  • 메피 2015/12/21 15:22 #

    감사합니다.
  • 비블리아 2015/12/21 12:21 #

    응답하라 시리즈는 보지 않지만 다른 컨텐츠에서도 흔히 있는 일이죠.
    유독 한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심하더군요. 시청자(혹은 독자, 게이머 등등)들이 어떻게든 작품 내에 개입해서 자기 입맛대로 이야기 전개를 바꾸고 싶어하고 그렇게 되지 않으면 비난하는...
    심지어 예능프로그램에까지 아주 조금이라도 거슬리는 게 있으면 무슨 불구대천의 원수를 만난 양 비난을 하고 폐지운동을 하고...
  • 메피 2015/12/21 15:25 #

    다른나라도 비슷한 경우는 있지요. 제가 애니메이션 덕후이니까 애니에 예를 들자면 과거 Z건담 방영당시 '크와트로 버지나'의 최후 때문에 팬에 자살소동까지 일어났었던 경우도 있었죠. 그 이후 역습에 샤아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고요.

    작품에 대한 애정과 몰입은 사실 좋은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그런 몰입으로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다면 그때부터 문제가 생기는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말씀하신대로 맹비난이나 폐지운동 같은거나 위에 자살소동 같은게 바로 문제가 되는 사례중에 하나겠지요.
  • 토모세 2015/12/22 03:01 # 삭제

    샤아 관련한 그 자살소동 얘기는 일본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한국발 루머입니다...

    근데 팬들이 원하는 내용으로 전개 안될때 팬들이 과격한 방식으로 불만을 토하는건 뭐 전세계적으로 오래된 전통이나 다름없죠.

    코난도일이 협박편지까지 받았다는 셜록이라던가.
  • 메피 2015/12/22 16:53 #

    토모세 / 그렇군요. 일본 사이트를 확인해보니 관련 정보는 없네요. 알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별일 없는 2015/12/21 13:56 #

    치어머니에 이은 응어머니
  • 메피 2015/12/21 15:27 #

    매력적인 캐릭터가 많이 나오는 작품이라 몰입이 심한게 아닌가 하는 생각을 지울수가 없네요. 그렇다고 제작진이 캐릭터에 매력을 반감시킬수도 없으니... 앞으로 또 다른 응답 시리즈가 나온다고 한다면 또 같은일이 반복 될것 같아서 답답합니다.
  • 아힝흥힝 2015/12/21 14:39 #

    개정팔 지지자랑 택 지지자들끼리 서로 빼애애액 하는거보면 헛웃음만 나오는.....
  • 메피 2015/12/21 15:28 #

    사실 진짜 보기 그렇죠. 하다못해 러브라인 적게 넣는다고 가족물도 아니고 연애물도 아닌 작품이 되었다고 비판하는 사람들도 있더군요. 속으로 '자기 지지하는 캐릭터 러브라인 많았으면 절대 저런소리 안나왔을 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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