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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지브리 스튜디오, 제작 파트 해체 by 메피

(루리웹 - 미등록파일님 게시글 링크입니다. )

 이번작이 잘 안되면 해체될거라는 루머는 돌기는 했지만 사실이 된듯하네요. 바람불다의 논란을 제외하고서라도, 스튜디오 지브리는 사실상 '하울의 움직이는 성' 부터 잘못되고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더 과거로 가보자면 '귀를 귀울이면'의 감독 콘도 요시후미씨가 사망한 이래로 지브리의 모든 계획이 잘못된것이 아닐까합니다. 

 원래 그 시점에서 미야자키 하야오는 일선에서 물러날 생각을 했었으나 그러지 못했고 그러다보니 제대로된 세대교체가 이뤄지지 못하고 이 시점까지 온 느낌이 강하니까요. 다카하타 이사오감독 역시나 마찬가지입니다. 아무리 정년이 없다지만 78세가 현역으로 뛰지 않으면 안되는 회사상황이란게 딱 봐도 정상은 아니잖습니까. 

 아울러 애니메이션에 있어서 한 시대가 분명히 끝났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브라질이 이번 월드컵에서 독일에게 대패하였을때 몇몇 컬럼에서 '한 시대가 끝났다' 라고 평한것과 같은 느낌으로, 저에게 있어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하나의 '작품'으로서 시대에 저항하고 사회에 부조리를 논하던 시절이 끝났다는 느낌입니다. 

 미야자키 감독에 대해서도 앞으로 이야기할 일이 별로 없을것 같으니 개인적인 생각을 꼭 글로 남겨보고 싶어지네요. 적어도 30대 이상의 오덕에게는 미야자키와 지브리는 분명 상징적인 의미가 있을것입니다. 저 역시 그러하고요. 때문에 말년의 미야자키 감독과 과거로 사라지는 지브리를 보는것은 별로 좋은 기분이 아닙니다. 바람불다를 보면서 참 많이도 실망했었습니다. 

 순수한 비행기에 대한 열정? 말은 번지르하지만 실은 현실에서 도망가버린것 아닙니까. 그야말로 붉은 돼지처럼 스스로에게 주문을 걸어서 현실에서 눈을 돌려버렸습니다. 저는 토미노 감독처럼 직설적이지는 않더라도 은유적으로 아나키즘적 사고관을 가지고 있던, 그러면서도 젊은 세대에 대한 믿음을 잃지 않던 미야자키를 토미노 감독 만큼이나 좋아했습니다. 하지만 바람불다에서는 적어도 제가 보기엔 그런 모습이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있었던것은 오로지 '비행기에 대한 동경'과 '슬픈시대에 대한 애잔함'뿐. 
 
 무언가에 대한 '순수한 동경 또는 열정'이 잘못된것은 아닐지언정 그 자체로 '선'이 될순 없으리라고 보는 저로서는 그것만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 낸듯한 마지막 작품이 그저 아쉬울따름입니다. 하지만 어쩌겠습니까. 이미 다 끝난것을. 지브리도 미야자키도 그리고 그들이 만들었던 '작품'들과 그로인한 일본 애니메이션계의 아름다운 시절도 이제 작별인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