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검심 성상편을 맘편히 볼수없는 이유 - 시대배경의 인식문제

저는 솔직이 애니에 배경에 그렇게 민감해하는 타입이 아닙니다. 과거를 배경으로한 애니마다 시대배경 일일히 따져가며 찾아보는 타입도 아니고요. 거기다가 우리나라의 민족문제에 있어서도 '민족'이라는 개념 자체가 과거에는 절실했다고 생각하지만 지금에 와서는 조금 느슨해졌으면 하는 생각을 가지고 있기때문에 가급적 민족문제, 민족감정과 관련된 부분에서 얽메이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때문에 일본의 막부말-메이지 시대를 배경으로한 작품에 대해서도 보는데 있어서 부담감 같은건 느끼지 않아요. 그래도 다이쇼 시대는 메이지 시대보단 부담을 느끼는게 사실이지만 적어도 작품을 보는데 있어선 그런 생각을 의식적으로 하지 않으려합니다. 대부분의 작품은 그렇게 하면 무난하게 볼수있지요. 그런데 유독 바람의 검심 성상편을 봤을때 마음속에서 뭔가 걸리는게 감정의 조절이 잘 안된단 말이죠.

제가 애니를 보아오면서 마음에 매우 걸린 작품이 세가지가 있었는데요. 바람의 검심 성상편이 그 셋중에 하나입니다. 바람의 검심 TV판이나 추억편, 만화판, 극장판 모두 보는데 별 무리가 없었어요. 하지만 성상편은 유독 걸립니다. (나머지 작품은 '호코리'와 '공각기동대 TV판 2기였습니다' )

성상편을 보면 켄신이 아마도 정부고관으로 보이는 사람(왠지 야마가타 아리토모 같은 느낌이;)에게서 '대륙의 위험'에 대항하기 위해 '대륙'으로 가라는 이야기가 나오지요. 당시에 대륙은 어디를 지칭하는 말인지는 다들 알고계실겁니다. 청 제국을 말하는건데요.역사상 청제국이 일본에게 '위협'으로 다가온 시기는 많지 않습니다. 특히 일본이 메이지 유신을 성공시킨 이후 청제국이 일본에 위협이라고 할만한 행동을 한것은 단 두번입니다. 청일전쟁(1894)과 의화단(1900)운동이죠.

과연 작중에서 켄신이 1900년도까지 살아서 의화단운동을 진압하기 위해 중국으로 간것일까요. 아니면 1894년 청군과 전쟁을 치르기 위해서 한반도로 온것일까요. 저는 작중에서 '위협' 이라고 했기때문에 후자로 봅니다. 그도 그럴것이 의화단운동은 실질적으론 일본에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하였거든요. 하지만 청일전쟁은 일본에 있어 미래를 결정짓는 말그대로 '일본의 입장에선 위협' 이 되는 그런 사건이었죠. 물론 실제로 일본이 위협을 받았는지, 일본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 아시아에 위협을 가했는지는 역사가 말해준다고 믿습니다만.

혹여 위에서 든 두가지 예 모두가 아닐수도 있겠죠. 그냥 저런 대규모가 아니라 좀 더 소규모의 가상의 문제를 배경으로 켄신이 대륙으로 지칭된 지역으로 배를타고 간다라고 상정 했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중요한점은 그 대륙에서의 위협이 일본을 향해 가해지고 있기때문에 일본에서 대륙으로 가서 그 문제를 해결해야한다 라는 인식입니다. 켄신과 같은 '칼잡이'(무력)를 보내서요. 제가 볼때 이건 '당시에는 그런 시대니까' 라고 생각하고 그냥 넘어갈 내용이 아닙니다.

즉 성상편에서 이야기의 배경으로 스리슬적 나오는 '대륙의 위협'이란 이야기는 현재 한, 일 양국간에 문제가 되고 있는 일본 우익 교과서의 '대륙으로의 진출' 부분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라고 보입니다. "상대가 위협을 했음으로 막으로 갔다." 라는 논리는 자신들의 행위가 침략이 아니라 진출로 정당화 시키는거나 비슷한 논리가 되는것이 아닐까요.

그러니까 이건 케로로가 욱일승천기를 쓰고 헤타리아에 한국이 이상하게 나오고 이런 레벨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솔직히 그런건 우리나라 사람이라도 그저 웃으며 넘길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그런 요소들은 그냥 웃고 넘겼지만 켄신 성상편에서 나오는 '대륙의 위협' 이라는 부분은 결코 웃으면서 넘길수 없었습니다. 

성상편에서 드러나는 이 '시대배경에 대한 인식 문제'는 "일본 애니는 일본인을 위한 애니입니다." 라는 저의 예전 포스팅에서 말한것처럼 '일본 사람들이 일본 사람들을 위해서 만들어졌으니 그걸 감안하고 보더라도 제대로 인식할것은 인식해야한다' 라는것을 다시한번 입증시켜주는 부분이겠지요. 

따라서 전 지금처럼 작품 자체가 명작이냐 아니냐와 재미있냐 아니냐를 떠나서 이런 부분은 확실하게 봐야한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뭐... 이 글을 쓰면서 몇몇 부분은 조금 이야기를 비약시킨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서 조금 부끄럽긴 하지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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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피 | 2009/04/18 07:38 | ▷ 애니 이야기 | 트랙백 | 덧글(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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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rumic71 at 2009/04/18 11:19
그것이 주인공의 발언이라면 위험도가 있지만, 당대 인물의 발언이라면 오히려 고증에 맞는 게 아닐까요.
Commented by 메피 at 2009/04/18 18:14
가상의 인물이 주인공인 애니라고는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상당히 사실적으로 보여주는것이니 고증에 맞다고도 할수있지요. 또 당시엔 일본도 그렇고 서구 열강도 그렇고 그런(?) 시대이었으니까요.;

단지 그 당시를 보여주는 시각에 있어서 위의 글과같이 좀 생각해봐야할 요소가 저절로 인식되었다고 할까요. 위에서도 적었지만 단지 그런 우리와 일본쪽의 시각차에 대해서 한번쯤은 생각해보고 애니를 보는게 어떨까해서 위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Commented by rumic71 at 2009/04/18 20:12
오히려 저기서 일본인들이 착한척(?)하면 그 편이 왜곡이겠지요.
Commented by 슈타인호프 at 2009/04/18 11:25
청일전쟁 이전일 수도 있습니다. 임오군란이나 갑신정변(당시 청군의 개입)도 일본의 입장에서 위협인 것은 마찬가지거든요,
Commented by 메피 at 2009/04/18 18:18
예. 그럴수도 있겠군요. 생각해보니 임오군란때도 갑신정변때도 청과 일본은 마찰이 있었으니 그때일수도 있겠습니다. 제가 그 생각을 못했네요.
Commented at 2009/04/18 14:02
비공개 덧글입니다.
Commented by 메피 at 2009/04/18 18:23
말씀하신 내용 말입니다만, 해당 사안에 대한 이야기는 별로 본적이 없는것 같은데 그와 관련된 사건이라던가 기록 같은것을 확인할수 있는 사료같은게 있는지요. 있다면 저에게 좀 알려주시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위에도 적었지만 어차피 일본 애니인지라 일본의 인식이 나타나는건 어쩔수 없지요. 그것을 보고 우리가 불편해질수있는 요소가 있는것도 어쩔수 없는게 아닌가합니다. 상대적인 것이니까요. 그저 이 작품엔 이런저런 요소가 있어서 우리나라 사람으로서 약간 마음에 걸리는게 있다. 라는걸 이야기하고 싶었져서요.. 헤헤;;
Commented by 루아 at 2009/04/19 11:20
아 죄송합니다. 제 사료가 틀렸군요;

정확히 말해서 중국근대사 배울 때 교수님이 농담처럼 하신 말씀이었는데요 (류큐 이야기가 나오다 보니), 지금 듣고있는 일본근대사 교과서를 뒤적이니 저런 내용은 안나오는군요. 메이지 유신 이후에 사무라이 반란이 여러 개 있었지만 결국 사무라이 계급 자체는 군대로 흡수시켰다고 하네요. 교수님께서 그야말로 농담으로 하셨는지, 아니면 사무라이들을 해외로 보내려는 시도 자체는 있었으나 미미한 정도의 규모로 그쳤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시대가 시대인 만큼 약간 걸리는 건 확실히 있지요. 근데 솔직히 말해서 성상편은 정말 뜬금없었어요;; 켄신의 의의는 개인의 정의라고 생각하는데 - 집단의 정의를 행하던 과거를 뉘우치는 마음에서 - 웬 나라의 정의가 끼어들고 있나 싶었지요.
Commented by MEPI at 2009/04/18 16:48
아... 역시 알고 보면 뭔가 많이 보이는 법인것 같습니다 'ㅁ'a;;
Commented by 메피 at 2009/04/18 18:26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저런식으로 어줍잖은 지식이라도 알고보면 찝찝하긴해도 좋더군요. ^^
Commented by 아무개 at 2009/04/18 20:18
저도 그걸 보고난후부터 별로 성상편볼 맘이 안들엇다는 -_-;; 추억편은 좋아하지만 ㅋㅋ
Commented by 아무개 at 2009/04/18 20:20
거기다 성상편은 (저로써는) 그런거 무시하고 봐도 별로 재미가 ;;;;;;;
Commented by 메피 at 2009/04/29 23:01
저는 보고서 잘 만들었다고 생각은 합니다. 전개상으로도 안넣을수 없었겠죠.
이해는 하지만 보면서 좋은 생각은 안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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